삼성 라이온즈 유격수 이재현에 대한 박진만 감독의 평가.

삼성 라이온즈 유격수 이재현에 대한 박진만 감독의 평가. 이재현은 한계단씩 리그 최고 유격수를 향해 가고 있다. 상징적 고지는 골든글러브 수상.

박진만 감독은 KBO 역대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 최다 수상자다. 김재박 전 감독과 함께 5차례나 수상했다.

첫 수상은 현대 유니콘스 시절이던 2000년. 이종범-류지현으로 이어지던 최고 유격수 구도를 깨고 등장한 신선한 바람이었다. 2001년 2년 연속 수상에 성공한 박진만 감독은 2004년에 이어 삼성 라이온즈 이적 후인 2006년, 2007년 또 한번 2년 연속 수상을 했다. 첫 골든글러브의 짜릿함이었던 2000년은 프로 입단(1996년) 후 5년 차 되던 해였다.

이재현은 스승의 기록을 1년 단축하고 싶다. 서울고 졸업 후 지난 2002년 1차지명으로 푸른색 유니폼을 입은 그는 올해가 4년 차다. 토토사이트

대놓고 말하고 다니지 않지만 프로 입문 후 ‘최고 유격수’ 등극은 당연한 목표 중 하나다. 올시즌 삼성 우승과 함께라면 베스트다.

지난해 이재현은 골든글러브 투표에서 KIA 타이거즈 박찬호, SSG 랜더스 박성한에 이어 3등을 했다. 두 선수의 2파전 구도 속에서 불과 8표(2.8%)의 초라한 득표율에 그쳤다.

올해는 다르다. 이재현은 입단 후 3년 간 한 시즌도 퇴보 없이 꾸준히 성장해왔다.

입단 첫해인 2022년 75경기 0.235의 타율과 7홈런 23타점, OPS 0.597. 2년 차인 2023년에는 주전으로 발돋움 하며 143경기 0.249의 타율에 12홈런 60타점, OPS 0.708, 지난해인 2024년에는 비록 시즌 초반 부상 공백에도 불구, 가장 안정적인 모습으로 109경기 0.260의 타율에 14홈런, 66타점, OPS 0.784를 기록했다. 출전이 34경기 줄었지만 비율과 누적 기록 모두 상승했다. 장타율은 처음으로 4(0.419)를 넘었다.

수비는 갈수록 안정감이 넘쳤다.

강약 조절에 입단 후 처음으로 가을야구도 모자라 최고 무대 한국실책은 11개로 안정적인 모습.

박찬호 박성한과 득표 차이가 컸지만 수비력까지 두루 따지면 올시즌도 기록상으로는 상당히 근접했다.

수비율 0.973, 실책 11개는 가장 뛰어난 수치였다. 스탯티즈 기준 평균 대비 수비 득점 기여(FRAA)는 7.96으로 NC 다이노스 김주원(9.43)에 이어 2위였다.

109경기만 뛰면서도 누적 기록인 홈런(14)과 장타율(0.419)은 후보 중 1위였다. 타점(66)도 박성한의 67타점을 바짝 쫓았다. 토토사이트

수상자 박찬호에 비해 부족했던 점은 딱 하나 정교함. 박찬호의 타율은 0.307이었다.

겨우내 보완에 나섰다.

지난 겨울 투수 황동재와 함께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위치한 야구 전문 프로그램 시설 CSP(Cressey Sports Performance)에서 집중 트레이닝을 했다. 확실한 루틴 속 자신만의 스윙 메커니즘 장착이 목표였다. 황동재 역시 제구 향상을 위한 훈련 루틴 정립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효과가 있었다. 우선 ‘체계적인 루틴’의 중요성을 깨닫고 체화했다. 밸런스를 흐트러뜨리지 않으면서 정확하게 컨택트 하는 훈련에도 집중했다.

장타력이 있는 대형 유격수 이재현은 당연히 장타 욕심이 있다.

풀스윙과 예상과 다른 구종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밸런스가 흐트러지는 약점도 노출됐다. 크고 강하게 휘두른다고 장타가 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루틴화된 메커니즘 속에 깨달았다. 짧게 나와 정확하게 맞히는 것이 장타의 출발이라는 점을 인식하게 됐다.

괌 캠프에서도 이진영 타격코치는 배팅케이지 안의 이재현을 향해 연신 “5개 모두 정타칠 수 있도록 하세요. 멀리 안쳐도 됩니다”라며 장타본능 억제와 스위트스팟 타격을 주문했다. 이재현은 짧게 나오면서도 강한 정타를 연신 만들어내며 이진영 코치를 흐뭇하게 했다. “재현, 이제 좀 살아났구나”하며 만족감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몸쪽이라고 팔을 구부리지 말라”며 억지로 맞히는 타격은 하지 않도록 상기시켰다.

컴팩트한 스윙으로 정타를 통해 강한 타구를 끌어낸다는 것이 요지. 타자친화적 라이온즈파크인 만큼 자연스레 홈런도 더 늘어날 것이다. 데뷔 첫 20홈런에 타율을 3할 가까이만 끌어올리면 골든글러브 첫 수상은 꿈이 아니다. 토토사이트

게다가 최다 수상의 전설 박진만 감독이 돕는다. 박 감독도 이재현의 골든글러브 도전에 관심이 크다. 괌 캠프 중 이재현을 잡고 “골든글러브 받으려면 기본 3할은 쳐야한다”며 “홈런 수 보다 수비를 더 중요하게 본다”며 유격수로서 수비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진만 감독은 현대시절 프로 5년 차이던 2000년 129경기 0.288의 타율에 15홈런, 58타점, OPS 0.836, 15실책을 기록하며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이듬해인 2001년에는 122경기에서 0.300의 타율과 22홈런으로 데뷔 첫 3할타율-20홈런을 동시에 달성하며 0.507의 장타율로 2년 연속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재현이 박 감독 현역 시절 보다 1년 줄여 첫 골든글러브 수상에 성공하려면 최소한 ‘2000년 박진만 버전’ 정도의 성적이 필요할 전망. 이미 안정된 수비에 타격에 있어 정교함을 장착한 그로선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다. 부상 없는 꾸준한 체력 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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